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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by dire 2022. 4. 26.

 

중경삼림 정보

개봉 1995년 09월 02일
장르 드라마감독 왕가위출연 양조위, 임청하, 왕페이, 금성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

<에피소드 1>
1994년 홍콩, 경찰 번호 하지무는 울창한 빌딩들 사이 시장 골목 어딘가에서 범인을 쫒고 있다. 하지무는 만우절에 여자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슬픔에 빠져 있다. 그는 여자 친구가 좋아했던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며 유통기한이 자기 생일인 5월 1일까지 통조림을 사고 그때까지 연락이 없으면 여자 친구를 잊기로 한다.

그리고 마약밀매상인 금발의 여자는 인도인들이 사라지는 바람에 곤란한 상황이 된다. 두 사람은 하루 종일 누군가를 쫒거나 도망 다니다 한 술집에서 만난다. 사실 하지무는 여자 친구와의 이별로 이 술집에 처음으로 들어온 여자와 사귀겠다고 다짐했었다. 두 사람은 술에 취해 함께 호텔에 들어간다. 힘든 하루 때문에 금세 잠에 빠진 그녀를 룸서비로 음식을 시켜 혼자 먹는다. 동이 틀 무렵 그녀의 곁을 빠져나온다.
자신의 생일에 맞춰 울리는 삐삐의 음성 메세지를 확인하는 하지무. 그는 그런 그녀를 평생 기억하기로 하고 메시지를 보낸 그녀는 자신을 속인 보스를 죽이고 사라진다.

<에피소드 2>
식당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페이는 매일 샐러드를 사가는 경찰 633을 짝사랑하고 있다. 페이는 그가 얼마 전에 스튜어디스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느는 이야기를 듣는다. 633은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영원할 줄 알았지만 결국 그녀와 헤어졌다. 그녀는 페이에게 편지를 맡겨두고 떠나 버린다. 페이는 그 편지를 열어보고 633번의 집 열쇠를 빼고 그에게 편지를 전해준다. 하지만 633은 그 편지를 읽지 않고 다시 페이에게 보관해 달라고 한다. 아직 그녀와의 이별을 인정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페이는 의도적으로 633에게 접근하고 자연스럽게 그의 주소를 알아낸다. 페이는 633의 집을 드나들며 지저분한 방을 청소해주고 살림살이를 깨끗이 정리해 준다. 마치 전 여자친구의 흔적을 지우듯이. 그러던 어느 날 페이는 633과 마주치게 되고 그녀는 도망친다. 음식점으로 페이를 찾아온 633. 페이는 당황하며 여자 친구의 편지와 키를 돌려준다. 그리고 633은 페이에게 캘리포니아 바에서 8시에 만나자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고, 식당 주인이 633에게 페이의 편지를 전해 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어긋난다. 그 후 다시 1년 뒤, 스튜어디스가 되어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 찾아오는데 그곳엔 633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633은 새로운 티켓을 써달라는 그에게 페이는 다시 휴지에 무언가를 적어준다.

왕가위 스타일 그리고 OST

영화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이 단 23일 만에 제대로 된 대본도 없이 찍어서 화재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감독은 이전 작품들과 같이 이 작품에서도 스텝 프린팅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물이나 사람을 저속으로 촬영한 다음 특정 부분에서 필요한 만큼만 복사해서 붙이는 기법이다. <중경삼림> 속 경찰 633이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모습이 슬로우로 보이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렇듯 같은 공간 속 주인공과 사람들이 분리된 시간 속에 있는 것 같은 효과로 인해 주인공의 심리를 적절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중경삼림>은 옴니버스 구성으로 네 명의 남녀가 각자 겪는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절묘한 음악과 함께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다. 또한 영화 전반에 걸쳐 독특한 색감과 화면 구성으로 현 시대의 MZ 세대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다른 듯 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의 짧은 스침을 통해 홍콩의 도시를 살아가는 젊은 남녀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잘 드러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개의 에피소드는 다른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봐도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중경삼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OST이다. 영화속 페이가 가보고 싶어 했던 캘리포니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낸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보다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를 먼저 떠올리게 해주고 있다. 또한 왕페이가 리메이크해 부른 크렌베리스의 "몽중인"은 원곡을 부른 밴드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준 곡이기도 한다. 이처럼 영화 속에 사용한 음악은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시키고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를 관객들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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